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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죽재 서남동 목사 기념사업회 및 학술제를 다녀와서..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7-10-16 11:38 조회(9545)
   트랙백 주소 : http://www.freeview.org/bbs/tb.php/d001/91 




 
 
 
어제 연세대 신과대학 채플실에서
죽재 서남동 목사 기념사업회 창립총회 및 학술제가 있었다.
 
아마도 1세대 민중신학자들로 꼽는 사람들 가운데서
가장 대표적인 두 사람을 말한다면 서남동과 안병무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말해서
나는 만일 서남동이 안병무가 살았던 만큼만 건강하게 살아 있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양상의 민중신학으로 전개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죽재 서남동은 <세계 신학의 안테나>라는 별명 답게
그의 글에는 지금 봐서도 매우 앞선 정보들을 담고 있는 선구적 신학자였다.
단지 여러 다양한 신학적 충격들을 거쳐가면서 또한 당대의 절박한 시대적 상황으로 인해
그가 담아 놓은 앞선 신학 정보들을 자기 안에서 체계화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작용했을 뿐이었지
적어도 그는 내가 아는 한국 조직신학자들 가운데서도 지금까지조차도 최고의 신학자로 남아 있다.
 
안병무의 경우는 그의 영향을 받은 후학들이 많아서인지
심원 안병무에 대한 기념사업회 조직이 있고 많은 연구와 출판을 해왔었지만
반면에 서남동은 그에 비하면 그다지 조명을 받지 못한 점이 있다.
늦었지만 그래도 좋은 사업이 진행되어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사실 나 자신은 기존 민중신학 진영에 대해 회의적이다.
왜냐하면 늘상 가봐야 그 얘기가 그 얘기이다.
민중이 누구인가? 민중은 메시야인가? 민중의 욕망과 죄성은 어떤가?
민중신학은 실천신학이자 생명신학이다, 오늘날 지구화시대에도 민중은 있다.. 등등
대부분의 레퍼토리들이 예전부터 들어오던 것과 거의 비슷한 얘기들이다.
 
기존 민중신학은 정말로 일천하게 변할 것인가.
나로서는 기존 민중신학은 먼저 그 안에 숨겨진 전제(hidden assumption)들로 자리하고 있는
가장 기초적인 패러다임에 대한 문제부터 올곧게 고찰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그 지점이 바로 철학에 속하는 형이상학, 곧 존재론과 우주론의 지점이다.
 
기존 민중신학이 다원화된 사회로서의 현대라는 이 시대가 떠 안고 있는
그 철학적 지점도 제대로 고찰하지 못하면서
어떻게 이 시대에 대한 분석과 전망들을 내놓을 수 있단 말인가.
 
흥미로운 것은 권진관 교수가 이번 성공회대에서
화이트헤드와 민중신학 강좌를 열었다고 한다. 나로서도 좋은 방향이라고 생각되지만
어제 본 그의 글에선 화이트헤드가 Metapysics로서 가졌던 문제인식의 설정이 보이질 않았다.
 
그리고 권진관 교수가 기(氣)를 성령을 보는 것은 전적으로 부당하다고
이미 <리기론>을 펴는 동양철학자들 사이에서부터 비판을 받질 않았던가.
기(氣) 자체는 성스러운 것도 아니고, 속된 것도 아니다. 기(氣)는 그저 현실적인 것으로서 얘기될 뿐이다.
  
암튼 기존 민중신학이 기초 패러다임에 해당하는 철학에 대한 문제설정을 분명하게 해둔다면
그것은 민중신학의 전면적인 포맷을 꾸밀 수 있을 뿐더러
현실 분석에 있어서도 설득력을 더할 수 있기에
민중신학의 실천 지향성을 볼 때도 좋은 일이라 여겨진다.
 
늦었지만 다시 한 번 죽재 서남동 목사 기념사업회가 꾸려져서 반가운 일이다.
 
한 가지 바램이 있다면
생전에 남긴 죽재 서남동 목사의 대표적인 책이 두 권 있다.
바로 <전환시대의 신학>과 <민중신학의 탐구>다.
각각 '한국신학연구소'와 '한길사'에서 출판된 것이지만
어찌된 게 후학들에게 들어보면 오늘날에 이 두 책을 구하기가 참으로 힘들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보다 세련된 작업을 가미해서 재간행되길 바라는 바이다.
서남동의 이 두 책은 정말이지 시대를 앞서간 명저였다.
지금에 읽어봐도 그 탁월한 영감들을 많이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안병무의 책은 전집까지 나올만큼 구하기가 쉬운 반면에
왜 서남동의 저서는 구하기가 이토록 힘들단 말인가.
 
그렇기에 오늘날의 후학들도 쉽게 정보를 읽을 수 있도록
속히 재간행되어 나오길 바라는 바이다.
 
현재 나의 주변에 계신 지인들 대부분이 직간접으로 죽재 서남동 목사와 인연을 맺었던 분들이다.
그의 발자취가 어떻게 이 땅에 헛되지 않게 잘 뿌려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
 
 
서남동 [徐南同, 1918.7.5~1984.7.19]

전라남도 신안 출생. 1936년 전주 신흥(新興)중학교를 졸업, 일본에 건너가 도시샤[同志社]대학에 입학하고부터 신학순례가 시작되었다. 1941년 신학부를 졸업하고 귀국, 1943∼1952년 대구지방 교회에서 목사로 시무하고, 한국신학대학(한신대학교의 전신) 교수가 되었다. 1957년 캐나다 이매뉴얼신학대학원을 졸업, 1961년 연세대학교 신학과 교수에 취임했다.
 
1960년대 이후 본회퍼의 '세속화 신학'을 비롯한 불트만의 해석학적 신학, 테야르드샤르댕의 과정신학, 불트만의 희망의 신학, 판넨베르크의 역사로서의 계시신학, 알타이저의 신의 죽음의 신학 등등, 서구 진보주의 현대신학의 조류를 국내에 소개하면서 기독교선교연구원을 운영하며 독자적 신학노선을 구축, 궁극에는 '민중신학'을 창출하여 한국은 물론, 제3세계 신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 1970년대에 들어 국내 신학자들과 '한국 그리스도인 선언'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사회참여로 적극적 반독재투쟁 대열에 섰다.
 
1975년 6월 유신독재하(維新獨裁下)에서 야기된 이른바 '학원사태'로 해직되고, 이듬해 3·1 민주구국선언에 서명하여 함석헌·김대중 등과 함께 긴급조치 제9호 위반으로 구속, 시련을 겪었다. 이 과정에서 동료 교수인 안병무(安炳茂)·서광선(徐洸善)·주재용(朱在鏞) 등과 <민중신학>을 탄생시켰다. 이것은 제3세계 신학의 모델로 널리 소개되어 한국의 수출신학(輸出神學) 제1호가 되었다.
 
저서에 《전환시대의 신학》(1976) 《민중과 한국신학》(공저, 1979) 《민중신학의 탐구》(1984) 등이 있다.
 
[네이버 사전] 
 
 
 
 
오클로스 (08-01-30 17:10)
 
철없던 시절, 하지만 마음은 뜨거웠던 청년 시절에 서남동  교수님의 민중신학 탐구를 읽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그 때 내 보수 신앙은 한 순간에 와르르 무너져 내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애써 표현은 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런다고 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내 믿음의 화산이 분출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안병무 교수님의 저작을 읽으면서 급기야 손을 들고 항복하고야 말았습니다. 즉 배반자(?)가 된 것입니다. 이것도 다 하느님의 섭리라는 생각을 합니다.이런 면에서는 아직도 보수주의적인 신앙의 형태는 남아 있습니다만^^ 박형규 목사님의 모습이 새롭습니다. 시대의 정신을 구현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절로 겸손함을 배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저의 민중 신학은 아카데미 속에서가 아니라 밖카데미의 현장 속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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