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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한국 민중신학에 왜 하필 서구의 화이트헤드 사상인가'에 대한 대답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08-08 14:04 조회(7372)
   트랙백 주소 : http://www.freeview.org/bbs/tb.php/d001/24 


왜 화이트헤드인가..
(* 참고로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철학이 세계와 사물을 해석함에 있어 탁월하다는 점이나 그것이 현대 자연과학의 성과들과 잘 조화된다는 점, 그리고 동양사상과의 관련이나 그리고 오늘날의 생태환경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서도 유용하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라 이 점은 논외로 해둔다.. )
 
혹시라도 민중신학을 하는 분들 중에서 ‘왜 하필 한국의 민중신학에 서구의 것인 화이트헤드를 굳이 사유의 베이스로 써야 하는가?’하는 질문이 있을 수 있겠다.. 밑의 글은 이에 대해 올리는 글이다..
 
첫째, 좋은 것은 서양동양 구분하지 말았으면 한다. 오늘날은 예전과 달리 가까운 생활반경 안에 전세계의 사상들이 가까이 있을 만큼 이미 우리 안에 있는 것들이다. 그러한 가운데 정말로 그것이 옳고 유익한 도움을 주는 것이라면 서양 것이라고 해서 배척해야 옳단 말인가. 전자현미경이 서양에서 발명한 것이라고 해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서양 학문의 역사에 나온 거라고 해서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인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좋고 유익한 것이라면 굳이 배타적일 필요까진 없다고 본다.
 
둘째, 화이트헤드는 서양에서 나온 서구사상이라고 할 순 있지만 정작 서양에서는 왕따 취급 받은 사상이었다. 그런데 화이트헤드를 이해하고서 왕따시킨 게 아니라 화이트헤드 사상을 그네들(서구인들)의 사고구조로서는 제대로 이해하는 자가 거의 없었던 것이다.. 끝내 그토록 똑똑했다는 그의 제자 버트란트 러셀조차도 그러했으니 오죽하겠냐만.. 하지만 화이트헤드의 사상은 오히려 동양권의 아시아 지역의 사상들과 친화적이기에 아시아 지역의 학자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서양사상가이기도 하다...
 
자, 그럼 우리 동양에도 우주론이 있다고 하면 그것을 쓰는 게 좋은 데
왜 굳이 서양 것인 화이트헤드를 써야한단 말인가 하는 얘기가 나올 수 있다..
 
그 이유는 셋째, 동양의 우주론이 일찍부터 서양의 그것보다 올바로 세계를 보고 있었다는 점은 동의하지만 거기에는 시행착오를 거쳐 가면서 형성되고 있는 서양 지성의 언명들만큼의 디테일한 구체적 분석에서는 좀 약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율곡의 이기론, 동학의 21자, 이런 것들이 화이트헤드 형이상학의 패러다임과 유사하다고 해도 예컨대, 기와 현실적 존재 혹은 창조력 그리고 리와 영원한 객체.. 이 같은 체계 분석의 밀도를 생각해보면 적어도 동양사상보다도 화이트헤드의 언명이 훨씬 더 구체적이고 디테일하게 우주를 기술하고 있다는 얘기다..

 
물론 어떤 면에서 둘 다 세계와 사물을 보는 데 있어 유용하다는 점은 인정한다.. 세계를 들여다보는 암호해독 코드 틀은 동양의 우주론도 그리고 화이트헤드의 우주론도 대략적인 스케치만 본다면 닮아있다. 하지만 각각의 암호해독 코드 틀로써 세계를 볼 때 율곡의 이기론이나 동학의 21자가 그려내는 우주론이 그냥 돋보기 정도의 수준이라면 화이트헤드의 틀이 그려내는 우주론과 존재론의 세계는 전자현미경 정도라는 것이다.. 그 점에서 나는 화이트헤드 철학을 채택하고 있을 따름이다..
 
그리고 끝으로 나의 새로운 민중신학은 기존의 과정철학이나 과정신학을 그대로 답습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주체적으로 우리 것으로 소화하여 수용하겠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것을 두고 무슨 사대주의적 습성이나 서구의존주의라고 할 수 있겠는가..
 
금번에 존 캅을 비롯한 세계적인 과정사상가들이 한국에도 오게 되는데 오히려 나의 새로운 민중신학은 서구의 과정신학과도 다른 색조를 지향하는 것이라 역으로 역수출 할 수 있는 여지가 더욱 많지 않을까 싶다.. 어디까지나 주체적 수용으로 봐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옛말에 '귤이 회수를 건너면 탱자가 된다'는 말이 있듯이, 적어도 꼭 그대로만 수입해서는 곤란한 것이다.. 문물을 그대로만 수용하고 전달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작업은 매우 소극적인 것이요, 지속적인 크나큰 의미를 가질 순 없다고 본다.. 나는 기존의 민중신학에 화이트헤드의 철학을 끌어들임으로서 한국의 민중신학의 외연을 서구의 과정신학보다도 더욱 더 유용하게 넓히고자 하는데에 그 의미를 두고 싶을 따름이다..
 

 
 2004-01-18 05:2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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