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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목 : 새로운 민중신학의 영성론 (5) - '영성수련'의 최고 극치,〈만무〉滿無,full naught ③    
  글쓴이 : 정강길 날 짜 : 06-08-14 17:58 조회(7612)
   트랙백 주소 : http://www.freeview.org/bbs/tb.php/d001/29 


 
'영성수련'의 최고 극치,〈만무〉滿無,full naught ③
 
 
 

천인합일, 즉 <만무>란 그리스도의 차원인지라 인간은 거의 그 차원을 획득하기란 불가능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앞서 설명했듯, 만무의 차원은 내 판단을 내 마음가는대로 내려도 그것이 언제나 하나님의 뜻과 일치하는 삶을 말한다.. 이때 하나님의 뜻이란 세계 안의 내가 선 자리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판단에 따른 길이다..
 
사람은 매순간 -1초안에서조차- 늘 <상황판단>을 내림으로써 그 자신의 삶을 이어나간다.. 그렇기에 자신의 행위를 결정하는 이러한 상황판단은 매우 중요한 것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세계에 대한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순간의 상황판단-예컨대, 무료한 평상시의 상황판단보다 물건구매나 입시 또는 취직 순간 등의 상황판단들-은 그 자신의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성이 높은 등급의 상황판단이라 할 수 있겠다..
 
그렇다면 세계 안에서 내가 내리는 판단이 정말로 최선의 판단인지 아닌지 그것이 하나님의 뜻인지 아닌지 어떻게 알 수 있는가 하는 문제를 떠올릴 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영성수련' 즉 <공부>工夫가 필요하다고 말한 것인데, 이에 대해 좀더 부연해서 말해본다..
 
인간의 상황판단은 세계 안에서의 내려지는 결정이다.. 우리는 매순간순간을 판단하며 행위한다.. 이 때 <나>라는 존재는 우리 사회와 별개로서의 <나>가 아니라, 어디까지나 <세계 안에서의 나>이다..
 
즉, 바로 이 지점.. 우리에게 공부가 필요한 이유는 세계 안에서 늘 최선의 판단을 내리면서 살아가려면.. <세계 분석>이 필연적으로 요청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때문에 우리가 플라톤이니 맑스니 포스트모더니즘이니 자연과학이니 심리학이니 사회과학이니 등등 여러가지 세계를 이해하는 학문을 배우는 것이다.. 이것은 <정보습득>에 해당한다.. 어디까지나 타자 혹은 세계를 알아야 <나>라는 존재는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생 영성수련>이듯이
우리는 <평~생공부>라는 말이 나오게 된다..

자아는 언제나 성장가능한 것이다..
<나>라는 존재는 이미 세계와 맞물려 있다.. 이런 사실은 메를로 퐁티나 화이트헤드나 미드 같은 학자들에게선 명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세계는 나의 몸을 이루고 있다”고.. 우리는 여기서 <하나님의 뜻>과 <세계 분석>이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면 곤란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오래전 1세대 민중신학자에 속하는 안병무는 부지불식간에 이러한 통찰을 한 적이 있다.. “《하나님의 뜻》은 홀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역사적 상황>과 <그 자신의 결단>과 함께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이것은 몇 번을 곱씹어도 좋은 예리한 통찰이라 아니할 수 없는 문장이다..
 
하나님은 늘 세계를 경험하시는 분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세계 안에서의 나에 대한 분석>을 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알 수 있을 따름이다.. 하나님의 뜻은 세계 안의 건강한 합리적 일반성과 결코 별개의 것이 아니다..
 
이때 <세계 안에서의 나에 대한 분석>을 좀더 구체화시켜 말해보면 세계와 사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에다가 <나의 몸 상태>까지 같이 고려되어야 한다.. 즉, 자신의 건강과 적성, 심리학적 사실, 또는 자신의 달란트에 대한 고찰은 바로 이 지점에서 고려된다는 얘기다..
 
그럴 경우, 매순간 역사하시는 하나님의 뜻이란 바로 위의 이러한 것들이 모두 고려된 채 거기서 뽑아낼 수 있는 가장 최선의 길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단지 우리는 여전히 아둔한 인간인지라 아무리 날고 기어봐야 신만큼 세계를 꿰뚫어보기란 거의 불가능하다..(신은 세계 안의 실현된 영원한 객체들을 언제나 직시하는 존재다..) 즉,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쫒으려 노력할 순 있어도 좀더 실증적이고 세밀하게 본다면 그 오차와 오류 발생은 필연적이라는 얘기다.. 이 점에서 인간은 결코 자만할 수도 없고 독단적이어서도 곤란하다..
 
인간에게 상황판단의 오차와 오류 발생은 운명처럼 받아들여야 될 현실이며, 또한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진리를 맹렬히 추구하는 합리주의의 모험은 결코 멈추어선 안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 자신의 삶이 만무를 획득하기 힘들다고 해도 그러한 경지를 늘 추구하는 노력 자체가 평생토록 이어지는 삶이라면 그것이야말로 곧 우리에게 허락되고 또한 우리가 이룰 수 있는 최대한의 축복된 삶이 아닐까 싶다.
 
다시 말해, 우리가 공부Kung Fu를 게을리 하지 않고 -나 자신이 우리 사회에서 언제 어디에 있든지 간에- 언제나 최선을 다해 정진하고 노력하는 삶 그 자체가 그것이 죽는 날까지 평생을 이어지는 삶이라면, 이것이야말로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상의 값진 삶이 아니겠는가..
 
굳이 정치, 사회참여라는 거창한 타이틀을 붙일 것도 없다.. 단지 예수님께서 지나가는 곳에서는 주리고 상처받고 외로움에 처한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과 관계성을 회복하게 되고, 사회 전체가 건강해지는 기적이 일어났던 흔적들을 우리는 복음서에서 흔히 종종 볼 수 있다. 삭개오 한 사람의 회심으로 그 마을 전체가 넉넉해지고, 사마리아의 수가동네에 사는 한 여인이 우물가에서 예수님을 만나 자신의 잃어버린 자아를 찾고 결국은 온 마을이 회복되는 것도 보았다.
 
그렇듯이 내가 처한 상황과 현실 속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성실한 삶을 살아간다면 그 자체로 <화해의 도구>로서, <평화의 도구>로서, <정의의 도구>로서 쓰임 받고 있는 것이 다. 그 곳은 나의 가정일 수도 있고, 내가 사는 동네, 직장, 학교, 사회, 국가일 수도 있다.
 
우리가 구원을 말할 때 '개인구원'이냐 '사회구원'이냐
'믿음'이냐 '행함'이냐는 식의
이분법적 구도의 설명은 지양되어야 한다.
구원은 전인적일 뿐이다. 하나님 나라는 그렇게 일궈진다.
 
 

-『화이트헤드와 새로운 민중신학』中에서..
 
 

 2004-01-31 07: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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